SRD‎ > ‎건수‎ > ‎

계획과 접근

조직은 건수마다 계획에 공을 들입니다. 소굴에서 깜박이는 랜턴 곁에 움츠리고 앉아 끄적거린 지도를 노려봅니다. 묘안을 주고받고, 최선의 수법이 무엇인지 승강이를 벌입니다. 들어올 돈을 상상하며 군침을 흘리고, 앞으로의 위험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그런 사소한 계획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화면 밖에서 캐릭터들이 합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들이 만든 계획의 종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모든 일에 대비하여 세부사항을 일일이 미리 정하지 않습니다. 계획한 내용이 현실에서 얼마나 잘 풀리는지는 궁극적으로 접근 판정 (아래에 설명)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계획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미리 예상할 수도 없습니다. 이 시스템은 어느 작전에서나 변수와 골칫거리가 크건 작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닥쳤을 때 잘 처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계획에는 여섯 종류가 있고, 각각 비워 둔 세부사항 하나가 있습니다. “작전 계획”은 그 여섯 가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세부사항을 채워 넣는 것을 뜻합니다. 마스터는 작전의 도입부가 지나면 바로 액션으로 넘어갑니다.

  • 속임수: 유인, 기만, 조종. 세부사항: 속임수의 방법.
  • 사교: 교섭, 거래, 설득. 세부사항: 사교적 연결점.
  • 습격: 목표에게 폭력을 행사. 세부사항: 공격 지점.
  • 오컬트: 초자연적 힘을 활용. 세부사항: 마도적 수단.
  • 운송: 위험을 뚫고 화물이나 승객을 수송. 세부사항: 경로와 수법.
  • 은밀: 들키지 않고 지나가기. 세부사항: 침투 지점.

세부사항

계획을 선택하면 빈 세부사항을 채워야 합니다. 공격 지점, 사교적 연결점 등입니다. 뭘 채워야 할지 모르면 아마 어떤 식으로든 정보 수집을 해서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소지품

계획과 세부사항이 정해졌으면 각 캐릭터가 이 건수에 가져갈 하중을 정합니다. 하중은 이 작전에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가는지를 나타냅니다. 물품 하나하나를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그 작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치만 정하면 됩니다.

접근 판정

플레이어들이 계획과 세부사항을 정하면 마스터는 바로 액션에 들어갑니다. 일당이 작전을 개시하고 첫 장애물을 만나는 데서 묘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장면은 무엇을 기준으로 만드는지? 마스터의 첫 상황 묘사는 그 작전이 얼마나 간단한지, 얼마나 까다로운지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룰에서는 마스터가 매번 “잘 하지” 않아도 되도록 주사위를 굴려 정합니다. 이것이 접근 판정입니다.

접근 판정은 순전히 운으로 1d를 받는 행운 판정입니다. 주사위의 수는 이 상황에 적용되는 중대한 유리와 불리에 따라 정해집니다.

중대한 유리/불리

특히 용감하거나 대담한 작전이면 +1d를 받습니다. 너무 복잡하거나 좌우하는 변수가 많으면 -1d를 받습니다.

계획의 세부사항이 목표의 약점을 드러내거나 가장 약한 곳을 공략한다면 +1d를 받습니다. 목표가 이 접근 방법에 특히 강하거나, 특수한 방어 수단 또는 특수한 대비를 갖추고 있으면 -1d를 받습니다.

친구나 연줄 중에 이 작전에 도움이나 식견을 줄 사람이 있으면 +1d를 받습니다. 적이나 경쟁자가 작전을 방해하고 있으면 -1d를 받습니다.

고려하고 싶은 그 밖의 요소가 있으면 적용하세요. 목표의 등급이 낮으면 +1d를 받고, 등급이 높으면 -1d를 받는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구역의 정세 때문에 작전이 더 쉬워지거나 더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접근 판정은 PC들이 선택한 계획과 세부사항에 맞추어 목표에 최대한 지능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이미 가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조심을 한다거나, 시험적인 탐색 공격을 한다거나 하는 심사숙고의 과정은 겪지 않아도 됩니다. 접근 판정이 그 모든 것을 나타냅니다. PC들은 액션의 한가운데, 첫 번째 장애물 앞에서 장면을 시작합니다. 지붕 위에 올라가 있거나, 창문 자물쇠를 따고 있거나, 경쟁 갱 소굴의 문을 부수고 있거나, 가면무도회에서 귀족과 대화하기 위해 밑밥을 깔고 있는 것입니다.

접근 판정은 당연히 PC들이 목표에 접근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니 접근 판정을 하고서 PC들이 접근하는 장면을 묘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접근의 결과로 일어나는 액션, 즉 이 건수의 첫 번째 진짜 장애물 앞에서 시작하세요.

접근 판정

  • 순전히 운으로 1d.
  • 중대한 유리 하나당 +1d.
  • 중대한 불리 하나당 -1d.
  • 대성공: 훌륭한 결과. 이미 첫 장애물을 극복했고, 다음 번 상황에서는 안정적 처지가 됩니다.
  • 6: 좋은 결과. 액션이 시작될 때 안정적 처지에 있습니다.
  • 4/5: 보통 결과. 액션이 시작될 때 모험적 처지에 있습니다.
  • 1~3: 나쁜 결과. 액션이 시작될 때 필사적 처지에 있습니다.

마녀들의 집에서 첫 번째 장애물은 정교한 자물쇠와 마법 함정입니다. 접근 판정이 끝나면, PC들은 지붕 위에서 골방 창문을 조용히 열려는 참입니다.

PC들은 무기를 뽑아들고 문을 걷어차 연 뒤 갱 소굴의 첫번째 방에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경비들과의 싸움이 바로 시작됩니다.

PC들은 파티에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어느 대귀족과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젊은 귀족들이 대귀족의 곁을 떠나자, PC들은 다가가서 대화를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들이 특별하거나 똑똑한 준비를 하고 싶어 하면, 미리 하지 말고 작전 도중에 회상으로 하라고 하세요. 여기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중요한 일을 마스터가 건너뛴다고 여긴 플레이어들이 저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해지기만 하면 건수의 액션에 바로 뛰어드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상황을 이미 접한 상태에서 회상으로 “사전 계획”을 하는 쪽이 더 효율적입니다. 미리부터 준비를 하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과 사건을 추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과

접근 판정의 결과는 건수의 시작 부분에서 PC들이 하는 행동의 처지를 나타냅니다. 1~3은 필사적 처지, 4/5는 모험적 처지, 6은 안정적 처지입니다. 대성공을 하면 첫 번째 장애물은 이미 극복하여, 건수에 더 깊이 들어간 상태로 시작합니다.

아무리 PC들의 등급이 낮고 힘이 없더라도, 계획 + 세부사항 + 접근의 과정에서 필사적 처지보다 나빠질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계획 단계가 액션에 영향을 주도록, 그러나 최적화나 세부 조정을 할 필요는 없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무모하게 운에 맡기고 확 뛰어들어도 너무 크게 망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필사적인 판정을 많이 하여 xp를 빨리 모으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판정 후에 상황을 묘사할 때는 목표의 세부사항을 이용해서 PC들의 처지를 그리세요. 기이한 마녀들의 집을 털려다가 필사적인 처지에 빠졌다면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일지? 무자비한 폭력배 집단을 모험적 처지에서 공격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지? 거만하고 허영심 많은 귀족을 상대하는 무뢰한의 안정적인 처지는 어떤 상태일지? 이것은 PC들의 적이 위험하고 유능함을 보여 줄 기회입니다. 접근 판정이 나쁘게 나온 것을 PC들의 잘못이나 실수로 묘사하지 마세요. 아니면 플레이어들은 다음에 이 기법을 신뢰하지 않을 것입니다. 음침한 마녀들의 집에서 필사적인 처지로 시작했더라도, PC 일당은 그런 난관을 극복할 대담성과 솜씨를 가진 무뢰한들입니다. 그렇게 묘사하세요.

얼마나 지속되나?

접근 판정은 PC들이 첫 행동을 하는 처지를 정해 줍니다. 이 처지는 얼마나 오래 계속될까요? 내내 필사적인 상황에 처하는지? 아닙니다. 일단 첫 행동을 처리하고 나면 그 건수에서는 처지를 결정하는 통상적인 절차가 적용됩니다. 접근 판정은 액션을 당장 시작하기 위한 지름길일 뿐, 그 뒤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연결된 계획

때로는 작전 하나에 계획을 둘 이상 연계하는 것이 적절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 접근을 병행하는 것이 흔한 예입니다. “두 명은 주점에서 소란을 피워 경비원들의 주의를 돌린다. 그새 나머지 둘은 적의 소굴에 침투한다.” 이것을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주의를 돌리는 것이 계획의 일부로서 행하는 밑작업 전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팀워크 참조.) 밑작업 전술이 성공하면 다른 팀원들의 처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안 좋은 접근 판정 결과가 완화될 수도 있습니다). 밑작업 전술에 실패하면 계획의 뒷부분이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접근 판정에 -1d). 상황이 허락한다면, 밑작업을 마친 팀원이 작전의 본편에 합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2. 주의를 돌리는 것이 독자적인 계획, 접근, 작전이며, 그 결과가 다음 계획을 실행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계획의 첫 부분을 마쳐야만 다음 부분을 실행할 수 있는 경우 이 방법을 사용하세요. 예컨대 고대사 박물관에서 유물을 훔치는 은밀 계획을 하고, 그 다음 훔친 유물을 사용하여 잊힌 신에게 바치는 사원을 축성하는 오컬트 계획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첫 부분을 수행한 뒤 막간 (수입, 열기 등)을 통상적으로 처리하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갑니다.

어느 쪽도 괜찮습니다. 보통은 어느 것이 더 재밌어 보이느냐로 결정됩니다. 연동 계획의 각 부분이 순간 순간 플레이에 옮길 정도로 흥미로운지? 첫 부분이 성공해야만 비로소 두 번째 부분에 착수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별도의 작전으로 하세요. 아니라면 그냥 밑작업 전술로 처리하는 게 적절합니다.

회상

룰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 하는 행동과 과거에 한 행동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작전이 진행 중일 때, 회상을 해서 과거 행동의 판정을 하여 지금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 지휘관을 설득해서 오늘 밤 순찰을 취소시키려 했었다고 하고, 현혹 판정을 해서 그게 어떻게 됐는지 볼 수 있습니다.

회상을 할 때는 마스터가 스트레스 비용을 정합니다.

  • 0 스트레스: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던 평범한 행동. 칼잡이 PC가 친구 차엘과 친교를 해서 주사위 노름판에 미리 와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갑자기 우리편에 가세할 수 있습니다.
  • 1 스트레스: 복잡한 행동, 또는 마땅치 않은 기회. 사냥꾼 PC가 카드 테이블 근처에 권총을 기교로 미리 숨겨 놓았습니다. 그래서 정문에서 몸수색을 받았지만 총을 꺼낼 수 있습니다.
  • 2 스트레스 이상: 특별한 기회나 조건이 있어야만 할 수 있었을 정교한 행동. 유령사 PC가 이미 이 건물의 내력을 연구해서, 운하 선착장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유령에게서 비밀 금고실의 위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정해진 스트레스를 치르고 나면 회상 장면은 보통 행동과 똑같이 다룹니다. 때로는 회상 도중에 위험이나 문제거리가 있어서 행동 판정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단순히 얼마나 잘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등등) 했는지 알기 위해 행운 판정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판정도 필요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그냥 이루어졌다고 하기도 합니다.

회상에 막간 활동이 들어 있을 경우에는 스트레스 대신 1 명성이나 1 금전을 씁니다.

회상은 특히 접근 판정이 잘 안 됐을 때 유용합니다. 마스터가 문제를 묘사하면, 플레이어는 “혹시 이런 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준비를 한 회상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회상에 의한 계획”은 일어날지도 모르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회상의 한계

회상은 시간여행이 아닙니다. 현재 시점에서 이미 일어난 일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PC가 귀족 부인의 파티에 가 있을 때 어느 형사가 길을 막고서 최근 벌어진 오컬트 유물 도난 사건에 관해 따진다면, 회상으로 그 형사를 어젯밤 암살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형사가 지금 여기서 PC를 심문하고 있는 것은 이야기 속에서 확립된 사실입니다. 그러나 파티장에 형사가 도착한 것이 당초에 자기가 익명으로 제보를 했기 때문이고, 여기서 대담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 부인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책략이었다고 회상을 한다면 그것은 좋습니다.

회상의 예

“저는 오늘 저녁 일찍, 외양간에 몰래 들어가 염소들에게 불풀을 먹였다고 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쯤 염소들이 날뛰고 있고, 우리의 침입은 쉬워지는 거죠.”

“아! 좋습니다. 그런데 조금 까다로워 보이네요. 고집센 염소들에게 생소한 여물을 먹이는 건... 1 스트레스입니다.”

“몰래 들어갈 수 있는지 잠행 판정 할까요?”

“아뇨. 여기 외양간에 경비 비슷한 건 외양간지기 소년 하나뿐이고, 어차피 맨날 잡니다. 쉽게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럼 그냥 되는 거죠?”

“그렇지는 않아요. 염소에게 불풀 먹이기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 행운 판정을 해 보죠. 주사위는 세 개입니다.”

——

“접근 판정은... 2네요. 여러분은 필사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음, 좋아요. 그래서 다들 부두의 갱 소유 구역에서 커다란 금속 저장통들이 드리우는 그림자 속을 몰래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기등이 모두 켜집니다. 커다란 금속 창고의 문이 열리고, 문쪽에서 무거운 수레 소리가 들려요. 아무래도 지금 당장 물건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라인더파 놈들 한 무리가 마중을 나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들키기 직전이에요. 어떻게 하나요?”

“잠깐만요. 회상을 하고 싶어요.”

“좋습니다. 어떤 회상요?”

“음, 뭔가 도움되는 거? 좋은 생각이 안 나네요. 아이디어 있어요?”

“아. 어제 부두 일꾼 친구들하고 친교를 해서, 물건이 들어온다는 걸 알아낸 거죠. 그래서 폭탄을 설치해 뒀다고 하면 어떨까요?”

“와, 재밌네요. 근데 좀 무리스럽기도 하고요. 2 스트레스면 되나요?”

“좋습니다. 하지만 부두 일꾼들이 혹시 대가를 요구하거나 일을 꼬이게 만들었는지, 친교 판정을 해 보죠. 그 다음에는 폭탄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도 알아야 해요. 폭탄 담당은 누구였죠?”

“저요. 땜질 판정을 해서 뇌관을 딱 맞게 설치하겠습니다.”

건수의 포기

건수를 포기하면 막간으로 넘어갑니다. 다음 장에 나온 대로 막간의 절차를 따르세요. 건수를 이루지 못했으니 수입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열기얽힘은 통상적으로 처리합니다.